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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 탈종교시대 "종교 종말인가, 마지막 영성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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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1-04-22 18:09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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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데이터화가 가져온 종교 이탈 

-신종교 탈피? 종교만의 영역 남아있나…


▲온라인·데이터화 가져온 종교 이탈

코로나19로 인한 급속한 삶의 변화가 ‘탈종교화’ 추세를 가져오며, 전세계 종교계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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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리바이크 VR 모습. 가상 성지순례 화면)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는 우리의 모든 삶을 ‘온라인·데이터’ 세계로 바꿔 놓았다. 모든 소통과 소비는 스마트폰을 통해 가상에서 이뤄지고, 심지어 근래에는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인 ‘화폐’마저 가상으로 바뀔 수 있다는 주장들까지 제기됐다. 실제 최근 가상화폐들의 거래량과 투자율은 급증하고 있다. 


이런 격변의 시대에 가장 큰 위기를 맞은 것 중 하나가 바로 ‘종교’다. 눈에 보이지 않던 많은 것들이 ‘데이터’를 통해 가시화되자, 손에 잡히지 않는 초월적 존재를 믿던 사람들이 하나둘 종교를 떠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예전에 대면을 통해 이뤄졌던 예배·수양·모임 등이 모두 비대면으로 전환되자, 대면 관계를 통해 신앙심을 키웠던 이들은 자연스레 종교에서 떠났다. 최근 몇 년 간 교인 수가 가장 많은 국내 대표 교단인 기독교·천주교·불교 등의 인구는 계속 줄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만의 일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 그 이전부터 종교 인구는 계속 줄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진호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기획위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사회가 종교 귀속 의식에 매여 있는 신도보다는 이미 여러 종교를 소비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라며 “편견 없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제 우리 사회에는 종교가 아니더라도 의지할 수 있는 것들이 정말 많아졌다. 고로 대면이 힘든 상황에서 직접 결속해 내실을 다졌던 종교의 결속력은 점차 약해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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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신종교 시대? 종교만의 영역 남아있나…

종교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탈종교시대를 넘어 새로운 형태의 ‘신(新) 종교’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이스라엘 히브리대 교수는 그의 저서 ‘호모 데우스’에서 “미래에는 ‘데이터 이즘’(Dataism: 인간보다 데이터를 숭배하는 새로운 신조)이 기존의 종교와 이념을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종교의 형태가 단순히 초월적인 신적인 존재를 믿는 것을 떠나 ‘데이터’나 ‘특정 기업’‘유명인’같은 현실에서 눈으로 볼 수 있는 대상을 믿는 ‘팬덤’의 형태로 변화할 수 있다는 예측이다.


이런 변화는 기존에 종교를 가졌던 신앙인들 사이에서도 마찬가지다. 비대면과 온라인을 통한 생활에 신앙의 형태도 집단의 규범과 집합보다, 개인의 믿음과 영성을 중요시하는 이들이 점차 늘고 있다.


한 기독교 신자는 “이제 교회도 잘 나가지 않고, 집에서 유튜브 영상이나 찬송가를 틀어놓고 혼자서 예배를 드리는 편”이라며 “종교와 믿음 또한 하나의 콘텐츠로서 소비하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유헌성 UCLA 연구원은 "포스트모더니즘 사회가 사람들을 점점 개인화시켰고 종교라는 집단적 제도권에 속하는 것을 거부하고 있는 경향으로 보인다"며 "과거와 달리 종교가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과거보다 약해진 것도 원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종교인들이 많아져도 인간이 존재하는 한 종교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이견도 있다.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기에 그 형태가 어떠하든, 항상 초월적인 무언가를 선망할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한 종교인은 “종교의 근원은 결국 이 세상을 만든 ‘신’이다. 삶과 죽음이 있고, 세상과 인간이 존재하는 한 인류은 ‘종교’에 열망을 끝까지 버릴 수는 없다”며 “기술과 문명의 발달로 종교의 모습은 점차 변화할 수 있어도 종교의 근본인 ‘신’에 대한 물음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막연히 믿고 바래왔던 종교를 넘어, 이제는 시대에 맞춰 명확한 기준과 이성으로 설명하고 느낄 수 있는 종교에 대해서도 고민해봐야 한다”며 “지금 시대의 사람들은 ‘맹목적인 믿음’과 감정에 호소하는 ‘신앙’에 결코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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